이야기

“함바흐숲을 그대로 두라!” 숲을 지키려는 사람들

“함바흐숲을 그대로 내버려 두라”

2018년 12월의 첫 날, 토요일 오후 12시(현지시각). 약 1만 6000명의 사람들이 베를린 연방 총리 공관 앞에 모였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이름은 “함비(Hambi)”. 누군가 “함비! 함비! 함비!” 외치면 모두가 “그대로! 그대로! 그대로!”라 화답했다.

총리 관저 앞에 모여든 사람들 뒤에 모이는 건물은 연방의원실이다. ©손어진

함비는 독일 북서쪽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주 쾰른과 아헨 사이에 있는 함바흐 숲(Hambacher Forst)의 애칭이다. 함비는 수세기 동안 ‘시민의 숲’으로 불리며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멸종 위기의 동물들이 서식하는 보고였다.

그랬던 함비가 지난 40년 동안 독일 최대 전력회사인 알베에(RWE)에 의해 전체 면적의 90% 가까이 벌채 됐다. 2012년부터 함비를 점유하여 RWE의 개간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환경단체 회원들은 5500헥타르였던 함비가 이제는 1100헥타르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자세한 정보 : https://hambachforest.org/).

함바흐 숲에 대치한 환경운동가들과 경찰들 ©Hambachforest

RWE가 함바흐 벌채를 통해 가장 많이 얻는 자원은 갈탄이다. 독일 에너지수자원협회(BDEW)의 2018년 7월 발표에 따르면, 독일 전체 전력 생산의 35%가량이 석탄(갈탄 22.5% 무연탄 12.6%)을 연료로 한 화력 발전을 통해 이루어진다. 석탄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낮은 갈탄은 발전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아황산가스 등을 배출한다.

에고(EGO, 이기적인)와 에코(ECO, 친환경적인)를 비교한 독창적인 피켓을 가지고 나온 학생 ©손어진

“석탄을 멈추고, 기후를 보호하자!”

독일 대표 환경단체인 분트(BUND), 캄팍트(Campact)등이 주도한 이번 데모에는 베를린 시장인 사민당의 미카엘 뮬러(Michael Müller)도 단에 나와 발언했다.

“기후 총리라고 불리던 메르켈! 재임 기간 동안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더 이상은 안됩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석탄 발전을 멈춰야 합니다!”

이번 데모에서 유독 더 많이 눈에 띈 참가자들은 바로 10대 청소년이다. 독일 전역에서 시위를 위해 베를린으로 온 청소년 중 몇몇은 대표 발언을 하기도 했다.

“10년 후면 우리는 25살이 됩니다.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안전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의 호소에 모두가 환호했다.

엄마와 함께 데모에 나온 친구 “석탄, 아니요!!!(느낌표 세 개)” ©손어진

부모와 함께 나온 아이들도 눈에 띈다. “우리 아이들이 뜨거운 시간 속에 살 순 없습니다”라고 적힌 자기 몸집보다 더 큰 피켓을 들고 있는 아이, 본인의 글씨로 “석탄 아듀, 우리는 하얀 눈을 원합니다”라고 써온 나온 아이, 데모 트럭에서 나오는 펑키 음악에 몸을 흔드는 아이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함비를 살리기 위해 목소리를 보태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뜨거운 시간 속에 살 순 없습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는 아이. 본인이 나오지 않는 조건으로 사진 찍는 것을 허락했다. ©손어진

발언과 공연을 마치고, 시위 참석자들은 연방 의사당 옆 슈프레강을 건너 베를린 최대 중심가인 프리드리히 거리를 행진했다. 함께한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써서 가지고 나온 피켓들을 확인하며, 연대의 기쁨을 나누었다.

그때, 누군가 외쳤다. 

“이 지긋지긋한 데모에 더 이상 나오기 싫다!” 

그 외침은 이 싸움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계속 데모에 나오겠다는 말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12월 1일 데모 웹자보 © Kohle stoppen Klimaschu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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