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가 선 작은 무대, 예술정원 오프닝

베를린에서 세워지는 남북의 예술정원 프로젝트 <제3의 자연>이 성공적으로 그 막을 열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오프닝 공연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했다. 예술정원 프로젝트가 지난 3월 크라우드펀딩에서 시작해 이날 오프닝까지 온 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크라우드펀딩 성공, 국내외 주요 인사 및 연예인들의 응원 메시지,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오프닝 공연 섭외까지. 베를린의 한국인 큐레이터와 예술가가 시작한 ‘작은’ 예술 프로젝트인 남북 예술정원이 베를린에서 현실화된 과정에서 이 테마를 다루는 모든 이들의 염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베를린 예술정원 ‘제3의자연’ 오프닝에서 공연중인 소프라노 조수미


지난 5월 23일 목요일, 베를린 필하모닉 바로 옆 성 마테우스 교회 앞 정원. 백두대간을 형상화한 바위 곳곳에 남북 식물이 뿌리를 내렸다. 금아트프로젝트의 김금화 큐레이터와 한석현, 김승회 작가의 <제3의 자연> 전시 오프닝이다. 베를린 보타닉가든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함께 남북의 대표적인 식물 중 흰색 꽃을 피우는 종을 선별했다. 한국에서 묘목과 씨를 가져와 베를린 보타닉가든에 옮겨 심은 이후 다시 이곳 정원으로 가져왔다. 바위는 독일 중부지방에 직접 공수했다. 중장비가 동원되어 현지 기사들과 예술가들이 한 몸이 되어 정원을 설치했다.

이 프로젝트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정원 설치 및 유지 비용 등을 마련했다. 베를린에 적을 두고 있는 진서연 배우가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해 프로젝트를 널리 알리는데 힘썼다. 연예인들의 응원 메시지도 잇따랐다.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교포 단체 등 독일 한인사회에서도 힘을 보탰다.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을 찍은 건 바로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참석 소식이었다. 이 예술 프로젝트는 어느새 ‘모두’의 프로젝트가 되었다. 

베를린 예술정원 ‘제3의 자연’.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남북 식물을 선별해 심었다


이날 오프닝 행사에는 6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했다. 한국과 관련한 문화 행사 중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석한 행사가 있을까. 기억해내기가 쉽지 않다. 오프닝 행사에는 성 마테우스 문화재단의 하네스 랑바인 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정범구 주독일대사도 환영사를 남겼다. 김금화 큐레이터와 한석현, 김승회 작가의 프로젝트 설명에 이어 예술 정원 <제3의 자연>에서 음악회가 열렸다. 오프닝을 위해 임시로 설치한 무대. 가야금 연주자 주보라 씨와 핸드팬(Handpan) 연주자 진성은 씨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평소에 쉽게 보고 들을 수 없는 핸드팬의 몽환적인 소리와 가야금 소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이어 조수미 씨가 무대에 올랐다. 그의 인생에서 아마 가장 작은 무대였을 것이다. 조수미 씨는 프로젝트의 의미와 취지를 듣고는 후배 예술가들을 위해서 기꺼이 그의 목소리를 내 주었다고 한다. 야외에서 울려퍼지는 그의 목소리에 지나가는 이들도 발길을 멈추었다. 그 작은 그 무대는 이제 더 이상 작아보이지 않았다.

베를린 예술정원 ‘제3의 자연’을 기획하고 추진한 김승회 작가(왼쪽부터), 김금화 큐레이터, 한석현 작가


<제3의 자연> 정원에 대한 독일 현지 미디어의 관심도 높았다. 《타츠》, 《프라이탁》, 《베를리너차이퉁》 등 현지의 다양한 미디어에서 예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관광 및 이벤트 소식을 알리는 ‘팁베를린’에도 해당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주독일 한국대사관, 문화원은 물론 주한독일대사관도 SNS를 통해 <제3의 자연> 소식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독일 현지인들도 많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보던 크리스티앙씨는 “한국 친구를 통해서 소식을 듣고 왔는데 인공적으로 이런 정원을 만들었다는게 놀랍다. 아름다운데 바위 형태나 식물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지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명한 소프라노가 작은 무대에 선 것도 놀랍고 정말 멋있었다”고 전했다. 

<제3의 자연>은 오는 11월까지 이곳에 전시된다. 이후에는 또 다른 장소에서 전시를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당초 북한에서 식물을 가져와 조성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제3의 자연>이 이어지는 한, 그 희망 또한 계속 이어질 것이다. 

+본 기사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발행된 기사입니다.
http://kofice.or.kr/admingg/abroad/c30_correspondent/board_view.asp?seq=4402&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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